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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에는 여유가 없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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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 (10개 대학 교수들이 보는 劍道에 대한 시각) 검도에는 여유가 없다는데... 김응호 (홍익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나는 아직 검도를 제대로 모른다. 금년 봄 가족들에게 이끌려, 아니 더 정확히는 우리 네 식구의 아침 운동을 위한 운전기사 역할로 나는 검도를 시작하였다.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던지 아내는 지난 봄부터 가족 검도의 필요성을 얘기했고, 아이들도 중학생으로 공부에 바쁠 터인데 검도를 하겠다고 나섰다. 우리 집에서 내가 동참하지 않으면 당장 교통이 문제가 된다. 이러한 상황 아래서 시작하여 나는 이제 4급 심사를 간신히 마쳐놓고 있고, 지금도 새벽마다 아내가 깨워주지 않으면 시간 맞추 기도 어렵다. 내가 검도를 배우기로 한 데는 다른 하나의 까닭이 있기는 하다. 나의 시골친구인 수원대 이종원 교수(경제학)의 영향이 그것이다. 나는 이교수가 검도 고단자라는 것은 그때까지 생각지도 못했다. 그와는 중학시절 이후 서로 교수가 되어서 다시 만났고, 그도 어릴 때는 검도를 하지 않았었다. 일전 우연한 기회에 옆 연구실에 계셔 평소 자주 뵙는 원로 교수님께로부터 뜻하지 않은 검도평을 들었는데, 검도하는 사람치 고 마음에 여유를 가진 사람이 없고, 어딘가 독한 데가 있다면서 한마디로 일본냄새가 날 뿐 검도는 못마땅한 것이라고 사실 진검은 순간의 방심을 허락지 않으니 방만한 여유는 있을 수 없을 테고, 독하지 않고서야 어지 상대를 벨 수 있겠는가. 그대 나의 뇌리에 불현듯 수원대 이교수가 스쳐갔다. 나의 친구라서가 아니라, 그는 정말 여유있고 훈훈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인데, 고단자라서 그런 걸까? 검도로 심신을 제대로 수련하면 여유와 온화가 오는 걸까? 사실 지금까지 나의 검도 수련상태는 부끄럽다. 아침운동 정도로만 생각하고 검도의 진수를 파고들려하지 않았다. 처음 검도 를 배운 안양관 정훈덕 사범님과 지금의 박철환 사범님이 자주 진지하게 임하라고 가르쳤는데도 말이다. 그후 아이들 둘은 학교공부 관계로 그만두고, 아내와 둘이 계속하고 있지만 벌써 주위에는 검도를 함께 배우는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많다. 앞으로는 나도 검도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새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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