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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3. (10개 대학 교수들이 보는 劍道에 대한 시각) 검도 단상 이종영(수원대 체육학부 교수, 체육학 박사)


필자는 고교시절 검도부에 가담할 좋은 기회가 있었다. 나의 친구들이 거의 검도선수여서 이들이 검도부 가입을 적극 권유했던 것이다. 그 당시 집안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아 무산되었지만, 검도부에 가입했었더라면 지금쯤 나의 인생은 검도로 이뤄지고 있었을 것이다. 반짝하는 순발력에서 남달리 기능이 뛰어나 검도를 했더라면 잘했을 텐데 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 친구 동아리들은 운동이라면 이것 저것 조금씩 잘했고 세월이 지난 지금도 검도 이야기는 늘 우리들의 모임에 따라다니고 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직접 죽도를 들고 연습해 본 적도 없이 오랜 기간동안 친구들 시합만 보러 무척이나 검도시합장을 쫓아디닌 적이 있다. 그 영향으로 지금도 웬만한 유명 검도인들의 이름은 다 알고 있다. 또한 필자의 연구실이 자리하는 체육관에는 저녁 시간이면 어김없이 검도부 학생들의 기합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소리지만 지금은 만성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다. 검도라는 운동은 거의 20여년 넘게 필자를 따라다니고 있다. 최근 들어 사회체육의 일환으로 검도수련을 하는 일반인들의 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검도가 이처럼 최근의 인기있는 운동으로 부상한 이유들을 정확히 지적하지는 못하겠지만, 필자가 느끼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학국의 담백한 무사도정신에 센티멘틀리스트 현대인들이 빠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 서양의 기사도 정신처럼 만인에게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 젠틀맨 정신을 검도라는 운동이 갖고 있는게 아닌가 본다. 한마디로 어느 운동보다도 예의, 신의를 중시하는 정신훈련이 검도 속에 크게 자리하는 이유도 있다. 우리의 역사 속에 검술이 큰 부분을 차지했던 신라시대 화랑도들의 신체단련 과정은 웬지 세속적이지 않은 고품격의 향취를 풍긴다. 이들의 운동은 한마디로 품격이 높다. 검도한다고 하면 '좋은 운동하시는군용'라는 일반적 평가도 무시 못한다. 인간은 육체를 지니지만 정신으로 산다고 한다. 사람들이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정신이 불경스럽지 않고 산뜻해야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신뢰감을 군다. 영혼이 아름다우면 느낌도 좋다. 이러한 측면에서 복잡한 정보의 혼란 속에 찌들린 현대인들이 이왕이면 좀더 정갈한 운동을 찾아 검도에 입문하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그외 한줄기로 내리 가르는 시원함, 터져 빠지는 파열음, 응혈짐을 토하는 목청 소리, 툭툭 바닥에 떨어지는 땅방울은 검도의 현대 스포츠로서의 자리매김을 더해준다. 그럼에도 필자는 어찌된 까닭인지 아직도 검도에 입문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요즘 말타기를 열심히 하고 있어서 마상검술과 궁술을 시도해 볼까 생각중이다. 우리의 전통무예 속에는 검술, 창술, 궁술, 마술이 서로 어우러져 있었다. 뒤늦게나마 말 위에서 장검을 휘둘러볼 것이다. 그것도 백마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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