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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한국검도를 위한 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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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7. (10개 대학 교수들이 보는 劍道에 대한 시각) 미래의 한국검도를 위한 vision 여인성(연세대학교 사회체육과 교수)


언제 부턴가 검도는 일반인들에게 인기있는 무도로서 가깝게 느끼게 되었으며, TV드라마<모래시계>를 계기로 검도를 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검도장을 찾는 많은 수의 젊은이들은 극중에서 검도를 하는 한 연기자의 모습에 매료되어 도장을 찾는다 한다. 그러나 그들은 과연 그 연기자의 검도장면만에 감동을 받아 도장을 찾는 것일까? 아니면 그 연기자가 너무나 멋있게 연기를 소화해 내서일까? 나의 생각으로는 검도라는 운동과 충성스러운 보디가드(body guard)로서의 그 연기자의 성격설정이 보기좋게 맞아 떨어져 그가 지닌 검도인으로서의 캐릭터(character)가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갖게 된 듯하다. 이렇듯 기존 TB나 영화에서 대부분의 무술들은 비열한 인간, 혹은 깡패 등으로 묘사되는 것이 고작인 반면, 검도는 진지한 무사의 모습으로 자주 묘사되어 일반인들에게 있어 검도 자체의 인상은 상당히 긍정적이며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문제는 검도가 우리 국민감정상 그리 좋지 않은 일본의 무도라는 사실에 있다. 즉 검도는 일본의 국기라는 사실 한 가지는 우리 국민에게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감으로 존재하며, 이러한 전형적인 일본문화의 한 형태인 검도를 검도 지도자들이 비판적 사고없이 성人은 물론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그대로 전달하는 대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에 검도에 대한 나의 소견을 두 가지로 나눠 제기하고자 한다. 1. 일본정신 교육의 장 2차세계대전후 일본의 주둔군 사령관이던 맥아더 장군이 일본 내에서 검도를 금지시킨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일본의 군국주의와 일본정신의 뿌리를 검도에서 찾을 수 있어 일본정신의 부활을 방지키 위한 까닭일 것이다. 즉 검도에는 일본인들의 역사와 철학, 혼이 스며 있는 전형적인 일본문화의 한 형태인 까닭에 우리는 검도를 가장 일본다운 운동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검도수련과정을 보면서 일본의 냄새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형적인 일본문화의 한 형태인 검도를 비판적 사고없이 수용하여 수련생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인식하고 있는 의식있는 검도 지도자가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의 전통문화에는 너그러움과 여유를 갖고 풍류를 즐길 줄 아는 평화로움이 있는 반면, 일본인들은 틀에 박힌 규율을 강조하여 상하복종을 중히 여기는 등 무사도정신에서 그들 문화의 독특함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그들과 우리네의 문화는 엄연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일부의 검도 지도자들은 맹목적으로 사무라이 문화의 형태를 수용하여 마치 검도를 신앙과 같은 차원으로 수련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이는 검도 지도자들이 수련생들 자신의 검도관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도 수련을 통하여 일방적으로 일본정신을 은밀히 교육시키거나 강조하여서는 곤란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사무라이 문화를 강요하여서는 곤란하다는 사실이다. 검도에는 일본 사무라이들의 삶과 죽음의 철학은 물론 그들이 지향하는 主臣관계, 그들만의 독특한 국가관 등이 스며 있다. 만일 우리의 검도 지도자들이 우리의 전통적인 무예관이나 무술 형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일본의 무도문화만을 수용 전달한다면 결국 또 하나의 문화종속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선의 검도 지도자들은 일본검도 형태의 무조건적인 모방보다는 올바른 의식을 갖고 검도를 행하여만 할 거이며, 이러한 태도는 검도기술뿐만이 아니라 검도에 대한 풍부한 지식은 물론 자신의 올바른 검도철학을 갖고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검도협회는 검도협회 주최의 검도강습회나 지도자 수련회시 경기위주의 강습회보다는 검도의 역사적, 철학적 가치 등의 배경학습을 철저히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승급이나 승단 심사시 외형의 기술뿐만이 아닌 이론학습의 정도도 점검함으로써 기술의 비중과 이론학습의 비중을 균등하게 함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대한 검도협회는 우리 검의 뿌리와 형태를 찾는 일에도 소홀이 해서는 안될 것이다. 만일 검도협회가 우리검의 역사의 형태를 찾는 일에 소홀히 한채 일본의 검도형식만을 강조하며 그들의 복장과 칼 휘두름만을 모방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한국검도의 정통성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2. 검도의 대중화 문제 일본이 종주국인 가라테(空手道)가 전세계에 걸쳐 수천만의 인구를 확보하고 동양무도의 대명사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제대로 된 가라테 도장 하나 찾을 수 없는 것과 같이 우리 국민에게 있어 검도에 대한 인상은 양면적이다. 즉, 검도는 심신단련에 좋은 운동이므로 누구나 한번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있으나 검도는 일본 쪽발이들이 하는 운동이므로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이렇듯 우리 국민정서상 검도가 일본무도라는 사실은 검도가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최대의 장해요소가 된다. 이러한 약점(?)을 틈타 시중에는 한국의 정통검법임을 자처하는 상당수의 검도도장이 꽤나 인기를 얻고 있는 듯하다. 사실 검도에 대한 사전 지식이 별로 없는 일반인들이 검도를 하고자 할 때 검도장을 선정하는 문제에 있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며, 검도 지도자들조차 자신들의 검도와 다른 종류의 검도와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까닭에 수련생들에게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듯 하다. 이에 검도 지도자들은 앞서서 밝히 바와 같이 외형적 기술의 증진분만 아니라 자신들 검도의 특징과 역사, 검도를 통하여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가 무엇인가를 똑바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지식배양에도 힘써 자신들의 검도와 다른 종류의 검도와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겠다. 이러한 과정에서 검도인들은 검도가 일본무도라는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하려들지 말고 검도가 지니고 있는 장점들을 홍보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장점들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설명키 위해 필요하다면 학문적 발전 또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대한검도협회는 다른 검도류파와의 차별성을 부각함과 동시에 정통성 및 색깔 시비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검도 대중화의 또다른 걸림들로 검도는 고급스러운 운동이라는 생각이다. 일본에서 사무라이 계급은 지배계층이며 엘리트 계급을 의미한다. 그러한 사무라이 계급이 그들의 통치수단과 계급유지를 위해 검도를 수단으로 삽은 까닭에 자연스럽게 검도는 소수의 엘리트 계급만이 하는 운동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관념은 우리의 윗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쳐 검도는 상류계급들이 행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가 적용되었으며, 이러한 차별적 계급의식은 검도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 듯하다. 뿐만 아니라 검도는 태권도나 유도, 쿵푸 등과 달리 값비싼 호구를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검도의 차별적 계급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듯하다. 즉 고가의 검도장비는 검도의 차별적 계급의식을 더욱 심화시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며, 이러한 것들은 검도의 이질성의 요인이 된다. 이에 검도계에서는 일본의 의존으로부터 벗어난 자체적인 검도장비의 연구 개발을 통하여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것 또한 검도의 대중화에 중요한 사항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한국검도의 발전과 검도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서 검도는 더이상 소수의 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운동이 되어서는 안되며, 검도수련의 내용 또한 과거 봉건주의 시대의 무사들에게 행하던 정신교육의 형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검도는 과거지향적 형태의 무도가 아닌 미래지향적 형태의 무도 스포츠로서 존재하며, 모든 사람을 위한 검도(Kumdo for all)로 누구나 다 즐기며 할 수 있는 사회체육의 개념으로 탈바꿈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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