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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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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10. (10개 대학 교수들이 보는 劍道에 대한 시각) 검도와 나 이영조(서울대 통계학과 교수, 서울대 체육위원회 위원)


운동을 한 후 흘린 땀을 샤워로 씻어내고 선선한 관악산 바람을 맞으면 상쾌함은 검도를 한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검도부 지도교수로 이 상쾌함을 평생 할 수 있다고 하니 더더욱 좋지 않으리오! 검도는 이런 즐거움뿐만 아니라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검도를 처음 접한 것은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69년도 말 경기중학교 다닐 때 체육관에서 방과후 죽도를 들고 운동하는 아이들을 보고 함께 연 습하면서부터이다. 그 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가지 계속 검도부 였는데 이는 검도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검도도장이 많지 않았다. 기억으로는 왕십리에 검도도장이 하나 있다고 들었던 것 같고 대개의 경우 나와 같이 학교 체육관에서 검도를 배웠다. 학교에서는 기본을 강조하여 6개월을 하여야 처음으로 호면을 쓸 수 있었다. 그러므로 6개월을 넘기는 친구들은 대개 졸업할 때가지 검도를 함께 하였다. 중학생이라 돈이 없어 죽도는 부러진 죽도들을 조합하여 만들어 썼다. 다행스러운 것은 학교에 검도부 역사가 깊어 창고에 죽도를 만들어 헌 재료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호면 등을 준비할 수 없어 일년에 한두 차례 서울대학교 검도부를 찾아가 지도대련을 받고, 학교에 있던 낡은 호면을 서울대 검도부의 호면과 바꾸어 오곤 하였다. 중고등학생 몸에 대학생 호면을 맞추느라고 허리를 맞으면 옆구리에 파랗게 줄들이 가곤 하였다. 그러나 아프다는 기억보다는 호면을 쓰고 대련하던 기쁨이 컸다. 추억으로는 여름방학이면 우리끼리 학교에 와 서로 운동을 하고 시원한 물로 서로 등을 밀어주곤 하였으며 서로들 모여 검도정신, 집중력 등에 대하여 토론들을 하였다. 검도가 나의 인생의 준 큰 선물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평생 공부하면서 체력이 부족함을 느껴보지 못했으며 학문상 어떠한 어려운 문제에 부딪쳐도 한 번도 기가 죽어 뒤로 물러가지 않았으며, 세계 어떠한 곳에 가서 발표하더라도 한번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검도는 나에게 어쩌면 기세로 상대의 기세를 제압하는 인생의 지혜를 주었으리라. 1986년부터 1994년까지 한림대학교에 제직하고 있다 1994년 9월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로 부임하게 되었었다. 나는 대학교 1학년 대 망막박리로 검도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 당시 40고개를 바라보며 평생 계속 할 운동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았고 그것은 당연히 검도였다. 그래서 죽도와 호면을 장만한 후 서울대학교 부임과 더블어 검도부에 찾아가 자발적으로 검도부 지도교수가 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고 이따금 운동 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담소하는 것은, 천하의 영재를 모아 지식뿐만 아니라 이러한 검도의 낙을 전해 줄 수 있으니 어찌 기쁨이 아니리오. 이러한 기쁨을 평생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또한 검도의 덕분 아니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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