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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검도대학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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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검도대학을 마치고... (1999년 가을호) 최성기 (전북대 치과대학 구강외과 전임의사)


지난 7월 16일에서 18일까지 2박 3일간, 세심 정신문화 연구회 (회장 김태령) 주최로, 완주 송광 연수원(전북 완주군 수양면 대흥리)에서 ?선조들의 얼이 담긴 검도 한마당?이라는 주제아래 제10회 검도대학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무더운 삼복더위에도 아랑곳없이 50명의 연수생과 26명의 강사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검도를 통한 심신수양과 우리의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 귀중한 검도 한마당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검도대학이 시작된 지 어언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처음 검도대학이 열린 것은, 전주 세심관 관장이며 전라북도 검도 동아리 (전북대 정검회, 원강대 원검회, 전주대 검무회, 우석대 진검회, 전주교대 청검회, 1990년 당시)의 지도 사범인 김태경(현재 검도 7단)선생님에 의해서였다. 선생님은 검도 동아리 대학생들과의 다년간에 걸친 교류와 지도를 통해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을 그 필요성을 절감하여, 199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였던 것이다. 생활체육의 활성화에 따른 검도 인구의 저변확대 속에서, 검도 본연의 정신과 예절 교육 등을 정확히 보급시키고자 하는 취지의 일환으로, 우선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시작하였다. 검도대학이라고 하면 검도일색의 강의나 특별훈련을 하는 과정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어 왠지 검도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나 흔히들 말하는 매니아들이 참가하는 수련과정처럼 보여지기 십상이다. 물론 검도의 기초적 수련과 본국검법, 검도의 본에 대한 강의 및 습득과정은 국내의 유수한 검도지도자에 의해서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많은 시간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검도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인식하는데에 있으며, 검도에 뜻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참가할 수 있는 것이 이 검도대학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7월 16일, 지금과 같은 凉弩?완주 송광 연수원에서 제1회 전라북도 검도대학 입교식이 거행되었다. 참가자는 총 도내 5개 대학의 56명(남녀 2:1)이었다. 주최자나 참가자 모두 처음 시도하는 연수회에 대해 즐거움 반 두려움 반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통일 염원의 노래와 함께 시작되었다. 연수내용으로는 검도의 기본수련, 검도의 본의 이해와 수련 그리고 시범을, 대자연의 품안에서 시행하였고, 연수자가 대학생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강연 및 조별 토론, 3분 스피치 등으로 정신적 단련, 거기에 공동체 의식 훈련 및 캠프파이어 등을 통한 연수자간의 화기애애한 교류으 장을 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검도대학의 압권은 자기암시를 통해 주어진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신념화 교육과 자신을 다시금 재인식하게 하는 야간 산악훈련이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서 천배 만배로 자라듯이 인간도 ......" 로 시작되는 구절들을 온몸으로 표현해 내면서도 나 혼자만이 아닌 조 전체가 일치 단결하지 않으면 절대 이루어낼 수 없는 과정이 신념화훈련이다. 거기에 이제까지의 교육의 충화인 20여㎞에 이르는 야간 산악행군훈련이 신념화 훈련에 완벽한 의미를 부여해 준다. 각 조별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조별로 시간차로 출발을 한다. 전구간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서 도보행군을 실시한다. 포스트 강사들의 지도하에 훈련의 강도 및 속도조절을 해가면서, 땀과 눈물의 뒤범벅속에서 자신의 한계와 싸우면서 동료들간의 뜨거운 우정으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완주를 한다. 마지막 골인 지점에서 목표완수 보고와 함께 목이 터지도록 또 산이 무너지도록 구호를 외친 후에 어머니의 노래 합창으로 막을 내리는 이 훈련은 연수자의 볼에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로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날이 새면서 마무리 훈련이 끝나고 나면, 검도대학 소감문을 작성한다. 행사 주최자가 아닌 자신에게 외치는 절절한 사연들은 하나의 밀알이 떨어졌음을 알려주고 주최자에게는 새로운 힘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렇게 시작된 검도대학이 제3회때부터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세심 정신문화 연구원을 조직하여 체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다방면의 훌륭한 강사 선생님들의 초빙으로 검도대학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왔다. 초빙된 검도 지도자들은 장홍균(현 검도 국가대표 감독, 검도 7단), 진현진(대한 검도회 경기위원), 김태영(세심 정신문화 연구회 부회장), 유점기(대한 검도회 검법연구위원) 등 다수이며 강연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강연의 내용도 시대상황에 부응하여 철학적인 문제에서부터 경제위기 문제, 환경문제, 역사(동학농민 전쟁), 무속신앙, 건강 등 다채로우면서도 의미가 있는 주제들로 채웠다. 특히 우리 가락 따라하기에서는 사물놀이, 민요, 판소리, 탈춤 등을 함께 따라하는 계기를 만들어 우리의 문화에 대한 매력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해왔다. 또한 제3회때부터 본국검법 수련의 장을 신설하였으며,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해왔던 것을 사회인으로까지 확대하였다. 매년 연수인원은 50여명에서 100여명이며 강사들은 30여명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검도대학을 경험한 사람들이 강사로서 참여해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있는 것도 발전적이라 할 수 있다. 지역적으로도 전라북도에 국한되지 않고, 참가자가 많지는 않지만, 서울이나 타도에서도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필자는 제1회에서 제4회까지 검도대학 조교로 참가했으며, 5년간의 일본유학을 마치고 이번 제10회 검도대학에 합류하여 감회가 새로웠다. 즐거움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했던 검도대학이 어언 10주년을 맞이하였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뒤돌아보며 많은 것이 느껴진다. 가장먼저 뇌리에 스치는 것은 일본에서 많이 보아온 ?계속하는 것이 힘이다?라는 글귀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일이라도 계속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이와 같은 교육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10년간의 검도대학 참가자들의 소감문을 보면 50회, 100회까지 계속해달라는 주문이 많았고, 대학기간 내내 연속적으로 연수를 받는 여학생도 있으며 군대를 다녀와서 다시 참석하거나, 사회인이 되어 다시 연수자로 참가하기도 한다. 이 글은 제10회 검도대학을 마치며 이제까지의 궤적을 여러 검도인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과 객관적으로 우리가 해온 작업을 돌아보고자 정리해봤다. 그 동안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고 앞으로도 개선할 점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여러 뜻 있는 검도인들의 애정어린 지도편달을 바라마지 않으며, 우리와 같은 검도대학이 많이 개설되어 올바른 검도문화가 형성되는데 일조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끝으로, 제10회 검도대학이 있기까지 노고를 아끼지 않은 김태경 선생님과 강사 여러분에게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50회 100회까지 검도대학이 이어지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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