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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도복과 '하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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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도복과 '하까마' -검도의 하의에 부착된 요판! 과연 필요한 것인가?- 정성대 (중,고연맹 이사, 검도 7단)


Ⅰ. 서론 대학검도 연맹에서는 최근(약 2-3년 전부터)연맹주최의 대회에 선수들이 요판이 있는 도복(이하 '하까마')을 입고 출전하면 실격을 시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와 관련해서 많은 대학 선수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바 이 문제는 필자가 속해있는 중,고등학교 검도연맹에서도 앞으로 다루어야 할 사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1차로 지난 춘계대학 연맹전에서 일부 몇 학교(1,2부)선수들을 대상으로 구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수의 선수들이 요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 이유로는 기능성과 멋있기 때문이라고 답하였다. 그러나 이는 하까마에 대한 정확한 상식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에 필자는 하까마와 요판이 없는 검도복바지(이하 '한국식 검도복')를 비교하여 과연 검도복 하의에 요판이 필요한 것인가? 검도가 우리것이라고 주장은 하며 도복은 일본전통 의상인 하까마를 꼭 착용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객관적인 고찰을 해보기로 하겠다.


Ⅱ. 본론 1. 하까마란? 하까마라 함은 일본 남자들의 전통의상 명칭이다. (일본 옷의 겉에 입는 하의. 허리에서 발목까지 덮으며 낙낙하게 주름이 잡혀있고 원통형임, 일어사전에서) 일본의 각종 스포츠와 무도중에서 가장 일본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검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두말 할 것 없이 복장에서 오는 선입관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사람들은 하까마를 매우 신성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착용하는 때가 분명히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여자의 기모노와는 달리 남자가 착용하는 하까마는 전통의식 때나 제례행사때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다. 하까마의 형태와 특성을 분석해보면 첫째, 바지폭이 넓은 것은 일본이 기후적으로 매우 습한 섬나라 특유의 기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몸에 붙는 옷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넓은 옷이 편할 수 있다. 둘째, 허리 앞부분에 다섯개의 주름이 있는데 이는 仁, 義, 禮, 智, 信이란 유교적 상징을 나타낸다고는 하나 억지로 끼워 맞춘듯 하다. 일본은 전통적인 불교국가이기 때문이다. 셋째, 허리 뒷부분의 요판은 무사들의 위엄을 나타내기 위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넷째, 치마의 모양이지만 바지 형태를 취한 것은 말을 타기 위한 방편이었다 하겠다. 다섯째, 끈으로 매듭을 지어 입게 함은 단전에 힘을 모으기 위해 아랫배를 조이는 수단으로 끈을 부착한 듯하나 항간에는 여러 개의 끈을 묶으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갖기 위함이라는 설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복식의 기본원리하고 할 수 있는 편의성과 실용성의 측면에서 볼 때는 미흡한 점이 많은 복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일 때 조금씩 변형하여 자기네 것 인양 내세우는 일본의 모방성은 널리 알려진바, 이로 미루어 볼 때 일본의 전통 복장 역시 중국식과 한국식을 혼합한 형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검도 경기는 지금과 같이 넓은 바지의 하까마는 아니었다. (坪井三郞, 1989) 이러한 형태의 검도복 바지가 서서히 넓어지기 시작한 것은 근대에 들어와 검도 경기시 호구를 착용함으로 바지 폭이 좁은 경우 매우 Unbalance 형태인 기형적인 이미지를 주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줄 수도 있어 안정적인 시각효과를 위해 폭을 넓히기 시작했다고 보여진다. 바지의 목이 넓은 것을 검도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발의 움직임을 숨기기 위한 수단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도복길이가 길어 바닥에 끌리면 발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고 발목위로 올라갔을 때 발의 움직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다는 이론과 맞지 않음으로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앞서 밝힌바와 같이 일본이 검도를 세계 각국에 보급하여 자신의 전통의상인 '하까마'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대에 '너른바지'라 하여 일본보다 먼저 폭이 넓은 바지를 입었으나 실용적인 면에서 뒤떨어져 점차 개선된 결과 지금의 한복의 형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겠다. 하까마는 한자로 袴라고 쓰는데 이를 옥편에서는 바지'고'로 읽으며, 국어사전에서는 거의(袴衣)라 하여 '남자의 여름 홑바지'로 표현하고 있다. 2. 한국식 도복이란? 사단법인 대한 검도회에서는 위와 같은 하까마를 우리나라 검도인이 착용하기에는 정서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불합리하다고 판단되어 우리나라의 역사 文獻的인 고증과 한학자들의 조언을 참고로 하여 제작한 도복을 '88년 세계검도대회에 참가한 우리나라 국가대표에게 시범적으로 착용시키며 세계대회에 참가한 각국 임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한국식 도복은 흰색을 원칙으로 하며 (우리나라 민족은 흰옷을 선호한다하여 백의 민족이라고도 함), 바지폭은 하까마와 같이 필요이상으로 넓을 이유가 없으므로 15인치 내외로 하고 허리에는 우리나라무사들이 차던 검정색 요대 (허리띠)를 도복에 부착하며, 바지 옆부분의 검은 선은 유니폼의 개념으로 운동시 생동감을 더하기 위한 시각적인 효과를 주기 위하여 부착하였다. 특히 한국식 도복의 가장 큰 특징은 허리 부분의 요대인데 이것이 단전에 힘을 주고 허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두껍고 넓어야 하나 요즘 일부 그릇되게 제작된 한국식 도복은 이 부분을 소홀히 하여 제 기능을 주지 못함으로 한국식 도복의 장점을 살리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하겠다. 3. 우리나라 검도인들이 하까마를 고집하는 이유 1) 기능성 하까마에 부착된 요판이 허리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님'이다. 실제로 대학 선수들을 대상으로 평상복과 하까마, 한국식 도복을 각각 착용한 상태에서 허리를 뒤로 젖혀 하까마가 허리를 받쳐주는가 하는 실험을 하였다. 즉, 체후굴 측정을 해본 것이다. 두 도볻의 경우 차이점이 있음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즉 일부 검도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하까마를 입으면 허리를 받쳐주게 되어 뒤로 휘지 않는 작용을 해야함에도 허리는 추리닝을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뒤로 휘어졌으며 오히려 한국식도복을 착용했을 때에는 허리를 전체적으로 압박해 줌으로 뒤로 휘는 정도가 적어졌다. 이로써 허리를 보호하는 작용은 한국식 도복이 더 효과가 있다고 입증이 되었다. 또 한가지 실험은 검도 수련을 통해 실시 되었다. 요즘의 검도는 몸싸움이 메우 심해져 허리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등이 싸움에서 상체를 뒤로 밀어내는 경우(발은 고정된 상태에서, 즉 장외로 밀리지 않으려는 상황설정) 두 도복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 실험 역시 허리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는 한국식 도복을 착용한 경우에 버티는 힘이 더욱 강해짐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기능적인 측면에서 하까마의 요판은 허리를 받쳐준다는 일부의 믿음과는 달리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미학적인 측면 많은 검도 선수들은 하까마는 멋있고 한국식 도복은 멋이 없다고 한다. 이는 이미 하까마가 검도복으로써 약20여년간 (우리나라에 요판달린 도복 바지가 확상되기 시작한 시기) 눈에 익숙해지다 보니 요판을 때어낸 한국식 도복은 무엇인가 빠진듯하고 바지폭을 하까마보다 줄임으로해서 우리나라 여자들의 몸빼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결국 하까마에서 요판만 떼어낸 기형적인 한국식 도복이 나오기 시작하며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식이라는 비판이 일기 시작했으나 이는 검도복을 제작하는 검도구상에서 제작이 까다로운 한국식 도복을 만드는데 단가가 더 높아지는 경제적인 이유로 제대로 된 한국식도복의 제작을 꺼리는 것도 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검도인)도 조금 비싼 한국식보다는 싸고 보기 좋은 하까마를 채택하는 데서 한국식 도복의 보급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설문 조사 결과 중 시작하여 처음부터 한국식 도복을 착용한 선수들은 기능적으로나 시각적으로 한국식 도복이 오히려 하까마보다 더 편리하고 좋다는 반응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처음부터 한국식 도복을 착용했다면 아무런 문제없이 검도를 수련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검도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한국식 도복을 권장한다면 굳이 하까마를 찾는 검도인은 없을 것이다. 4. 왜 대학연맹에서만 실시하는가? 혹자는 검도 도복도 일반 스포츠 종목의 유니폼과 같이 경기화한 자국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현재의 검도 방식이나 복장을 개선하지 않고는 더 이상의 국제화는 힘들며 혹 국제 연맹의 가입 국가 수가 늘어난다 해도 우리 나라가 바라는 올림픽 종목으로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를 보다 객관성있는 스포츠로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우리나라가 하여야 하며 그것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때 검도의 진정한 종주국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그 중추적인 역할이 바로 우리 대학생들의 몫인 것이다. 항상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거침에도 최선을 다 하며 최고를 향하는 도전정신이 바로 대학생의 패기요 상아탑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대학검도연맹이 실시하고 있는 또 하나의 실험인 5인제 심판법도 보다 많은 연구와 보완을 통해 세계 무대에 내놓아 호응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죽도와 장비(호구)의 개선 등 검도의 모든 부분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Ⅲ. 결론 이제 우리가 어떤 도복을 착용하여야 하는가라는 답은 보다 명확해졌다고 하겠다. 검도 지도자들이 우선 한국식 도복을 솔선해서 착용해야 하며 대학 검도인들이 이에 적극호응하고 앞장서야 할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등 처음 검도를 시작하는 학생선수들이 한국식 도복을 착용한다면 하까마가 좋다는 선입관은 불식되지 않을까 사료된다. 이제 검도가 일본만의 검도가 아닌 세계적인 스포츠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검도인들의 일치된 단결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며 이것이 또한 사분오열된 사이비 검도를 흡수하거나 발 붙일 수 없도록 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 대학검도인들이 솔선수범하여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끝으로 한국대학검도 연맹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참고문헌> 동아 새 국어사전 (1993). 서울: 동아 출판사. 일어사전 (1995). 坪井三郞 (1989). 쉽게 눈으로 보는 검도교실; 競技, pp.21-22, 東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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